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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미

허세미/저편의 기억/ oil on canvas/ 100.0x80.3cm/ 2024/800만원
나는 나 개인의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 세계를 서사적으로 표현한다. 개인의 무의식은 집단적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으며 더 나아가 원형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인간 본질적 가치에 대한 고찰이며 자기 성찰적 작업이다. 인간의 행복 즉 나와 인류의 행복에 대한 바람이다. 나와 비슷한 아픔과 상처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기반된 것이다. 때로는 나의 인식, 의식을 넘어 드러나는 이미지의 환영으로 인해 불편함과 두려움, 막연한 불안 등으로 작업에 어려움을 느낄 때도 많다. 자연히 투사되는 이미지의 환영에 의해 인간의 유한성과 무한성에 대한 깊은관심과 무의식과 원형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되면서 자신의 내면의 상처받고 외면당해온 자신을 만나 치유와 성장, 행복으로의 여정을 걷게된다. 그 가운데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 즉 내면의 보물들을 나는 표헌한다.
세익스피어는 ”인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픔이며 힘든 여정이다. 그곳은 무한의 영역(원형)과 연결되어 있으며, 광활한 광야에서 또 다른 나를 찾아 말을 걸며 융합을 시도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동안 끊임없이 억압되고 눌려져있던 어둠(불행)이 내 안에서부터 발생되는 것을 알게 된다. 내면의 상처입은 자아와 사회적 페르소나의 분열과 불균형에 의한 카오스 상태인 내면을 융합과 균형을 이루기 위한 내적훈련에서 나는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된다.
분열된 자아와의 융합과 균형은 인간의 근원적인 본질에 대한 더 깊은 고찰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내적 아이와 대면하고 분열되고 소외된 자아와 집단적 외부세계와의 관계 속에 형성된 페르소나의 융합과 균형을 이루는 작업은 자족과 사랑할 용기, 기쁨과 환희, 사랑, 행복한 자신으로 이끌어 간다. 나아가 집단적 무의식(원형)에 이르기까지 인간 본질적 존재 가치에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신과 자연과 인간의 융합과 균형을 이루는 삶, 고차원적 숭고의 아름다운 삶, 진정한 아름다움(사랑)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시작된다. 신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자,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자, 자신의 진실 앞에 겸허할 수 있는 자, 그런 자들이 자신과 주변과 세상을 사랑하며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있다.
융합과 균형에 의해 인간은 신의 원리(사랑)에 가까워지며, 신과 자신 그리고 타인, 자연과의 공동체적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며 삷의 더 높은 차원의 가치를 실현하게 된다. 우리의 현실은 아름답지 않아도 나의 마음으로부터 아름다움이 시작되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아름다운 가치가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상처로부터 스스로 치유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융은 자신의 어둠과 결핍, 상실된 자아를 무의식의 그림자로 표현한다. 우리는 행복하고 축복된 삶을 살기 위해서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알고 그 사랑으로부터 연결된 삶을 살아야한다. 퇴영(退嬰)화된 자기 안의 미숙한 영혼(그림자)을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하며 품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을 진정 사랑할수 있는 용기도 생긴다.
그 사랑은 나의 샘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게 한다. 내면의 인격체와 깊은 대화를 통해 무한한 영역의 강력하면서 아름다운 세계를 경험한다. 무의식 속 깊은 샘에서 깊은 물을 길어낸다. 나는 그 신비의 경험을 작업으로 승화한다. 성숙을 통해 얻어지는 용기와 사랑을 담아낸다.
나는 그 유한과 무한의 세계 사이 공간에서 융합과 균형의 아름다움을 우리 모두가 함께 이루어가기를 바라며 나의 내면의 보물들을 공유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상처 입은 영혼과 마음이 작으나마 위로받으며 치유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과 자신 앞에 진실하며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융합과 균형의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하면서,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위로를 전달하기를 바란다.
작업에 대하여
작업의 개념은 융합과 균형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불완전하다. 신 외에 그 어떤 무엇이든 독립적으로 무에서 유의 창조의 힘을 가질 수 없다. 하나의 작은 부분이 또 다른 부분과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고 또 작은 부분들이 다른 부분의 근간이 되어주는 소멸과 생성의 반복이다. 우리는 모두 어느 한 조각의 부분으로 전체를 이루고 그 전체는 또 다른 새로운 것의 부분이 되어 새로움을 창조해간다.
성경에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라고 말한다. 이전에 있었던 것이 다른 세대의 근간이 되어 주고 또 다른 세대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우리 인류의 역사이다. 그 선함 속에 세상은 존재의 의미를 가지며 아름답게 만들어져간다. 그것은 유가 무이며 무가 유가 된다.
작업 과정은 어떤 계획이나 스케치 없이 먼저 물감과 터치에 의해 작은 한 부분을 만들고 또 새로운 터치와 색이 더해지면서 색에 의한 깊이와 변화로 서로 녹아들고 스며들어 새로운 부분으로 생성이 되고 계속해서 융합과 균형을 이루며 작품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영감으로 창조를 이루어간다.
나는 영감을 통해 마음(무의식)과 영혼으로 소통하고, 어느 정도 세계가 드러났을 때 제목을 생각하고 작업을 이어간다. 그러한 과정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실패와 고통을 느낄 때도 있지만 용기 내어 또 하나의 색과 터치로 더해갈 때 새로운 부분이 생성이 되면서 작품은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며 나를 이끌어간다. 그 과정이 우리의 삶과 너무나 비슷하다. 어제의 시간은 현재 안에 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의 시간이 지금 현재라는 시간 안에서 융합과 균형에 의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롭게 준비 되어지는 과정으로 미래를 향해 발전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선하고 아름다운 삶이다.
그렇게 한 터치 한 터치가 쌓이고 중첩된 색 속에 새로운 부분이 생성되며, 시각 너머 깊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간다. 그 공간은 마치 들숨과 날숨으로 호흡하듯이 스며든다. 물감의 물성과 붓의 협력, 직관과 감각 즉흥적 구도와 밀도있는 조각의 개체들, 색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 서로를 흡수하는 공존의 아름다움을 이루어간다.
우리가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존의 관계이다. 그것은 나자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공존이다. 조형적이고 인위적인 것 이기 보다 진정한 사랑이며, 생명의 에너지이며, 행복과 평화와 희망의 노래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필연적 관계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두 신의 영역에 연결된 공간이다. 나의 작품은 그 시간과 공간을 인식한다. 그려지는 그림과 그리는 그림, 의식과 무의식, 현실적 세계와 초자연적 세계가 작품 속에서 드러난다.
작품은 사랑의 근원,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스토리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무한한 영역의 힘이 스스로 이야기하며 보이는 세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기억하게 한다. 향수와 그리움의 기억으로 촉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