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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를 바흐답게 연주하기

2023년 10월 20일 오전 1시 00분
한국에서 바흐 연주에 대해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바흐를 바흐답게 연주하라”였다. 악기 구조상으로 바로크 시대만의 소리와 주법이 존재 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바흐답게”라는 지시는 내게 추상적이었다. 특히나, 바흐 바이올린 무반주 곡들은 확신이 없는 소리를 냈던 것 같다.
박사 과정 중에 “Interpretation of Bach”라는 수업이 있었다. 수업을 통해 느낀 것은 바로크 시대 음악의 핵심은 베이스 진행의 정확한 이해였다. 그 이해가 있어야 화성에 따라 소리가 가진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 다음에 바흐 음악의 이해를 향한 실마리를 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재희, 카네기 홀에서 바흐 연주
개인적으로 바흐 음악의 뉘앙스는 표현의 절제에 있다고 생각된다. 쇼팽과 비교하자면 그의 곡은 순간 순간에 보석과도 같은 아름다움이 녹아있어 몇 마디에 큰 아름다움을 담아야 한다고 표현하자면, 바흐는 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 되었을 때 비로소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지는 경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혼신의 아름다움을 넣는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까 곡의 형식적 아름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도 아직 배움의 과정 중에 있지만 그를 통해 얻은 몇 가지 핵심으로 바흐의 아름다움을 어렴풋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노트에서는 바흐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실마리에 대해서 몇가지 나눠보고자 한다.
글 정재희 / 편집 이지호
정재희, ARTIST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