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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작가노트

자아는 생각하기 나름의 형태로 마음에 존재한다.나는 잡풀을 자아의 다면성에 빗대어 표현한다. 잡풀은 매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와 마주한다. 작업은 이상향과 현실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우리는 자아까지도 두 가지의 기준으로 나누었다. 세상에 정해진 규칙에 의해 이상향이 정해지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의 방향을 바꾸면, 우리의 자아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존재이다. 내가 그토록 바라왔던 이상향의 모습도 결국은 내가 갖고 있는 내면의 가능성이며, 고치고 싶은 모습 또한 다른 방면에서의 특징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을 둘로 나눌 수 있는가? 우리의 인생은 수학과 같이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열심히 발버둥 치는 시간 속에 우리는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그동안 걸어온 나의 시간들을 초 단위로 쪼개가며 평가하기 보다, 넓은 마음의 눈으로 응원하고자 한다.
마치 잡풀이 길가에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듯, 나도 하나의 잡풀과 같은 존재이다. 매일 접하는 회색 동네 속 작은 풀들이 주는 감동이 내가 되어, 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발자국들을 응원하고 있다. 오늘 나와 당신이 이곳에 오기까지 만난 수많은 잡풀들이 그러했듯이. 나의 잡풀을 담은 그림들이 당신에게도 스스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