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유년의 기억을 담은 장소의 소멸을 경험하며 죽음을 관망할 수밖에 없는 자의 감정에 이입했다.
나는 <홈>을 통해 기억 속에 나마 존재하는 건물의 죽음에 집중하여 대상을 부활시키는 시도를 한다.
크레파스나 파스텔로 겹겹이 쌓는 작업을 거쳐 오일로 문지르며 형상을 흩트리고 다시 쌓아 올려 형상을 만들어낸다.
소멸하지만 기억 속 공간에 잔잔히 잔상을 뿌리는 나의 작업은 어지러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굳건함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건네는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