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린<황소>,2024,mixed media,116.8x91, 50만원
조서린<시작>,2024,mixed media,90.9x72.7, 40만원
나에게 시작이란 기대감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시작될 때의 두근거림은 내 안의 엔진이 구동하며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내 몸속의 혈관들이 달궈져 전신의 표피에 짜릿함을 부여한다.
그때만큼은 나 자신이 달리는것이 업인 것처럼 황소처럼 돌진한다.
나에게 시작이란 두려움이다.
그렇게 달구어진 몸이 너무 많은 열을 내뿜어 무언가 망쳐버릴 것만 같은,
찬물을 부어버린 듯한 두려움이 몸 깊숙이 침투한다.
난 학교에서 100m 달리기를 정말 못하는 아이였다.
그 ‘시작’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정해주는 시작이 그렇게 어려웠고,
그 시작이 뭐라고 그 단어가 참 불안하고 무서웠다.
시작은 달리기 같다.
황소 같은 열정과 시작을 알리는 두려운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며 달린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