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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초상(肖像)

2023년 8월 12일 오후 10시 00분
<Zzzz>시리즈 예술가 노트 1편 나에게 필요했던 집.
집이라는 공간은 최초의 공동체이자 회복과 성장을 있게 하는 씨앗을 품은 화분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Zzzz> 시리즈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유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매년 주거지를 옮겼는데, 아쉬움을 뒤이어 만나게 되는 새로운 공간, 다시 매일 적응되며 새로운 애착을 형성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나만의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어떤 곳일까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공간은 몇 평의 작은 방일 수도 오후의 햇살 아래 나무 그림자 속일 수도 따뜻한 욕조 안일 수도 혹은 잔잔한 파도 위일 수도 있겠다는 상상으로 작업이 시작 되었습니다.
<Zzzz>, 30(H)x40cm, 면천에 자수, 2020.
수면하고 있는 자화상의 형태로 공간과 친밀이 형성되는 과정을 표현했습니다. 주로 자수 기법을 사용해서요.
20대 초반에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빨리 무언가 되기 위한 계획과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듯 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제대로 인식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었기에 내면에는 혼란스러움이 주가 되었고, 그것이 피로했던 본인은 늘 “평온”이라는 단어와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Zzz>, 40(H)x28cm, 면천에 자수, 2020.
지금 당시의 작업들을 보면 분명 평온을 구현했지만 제게는 외로움과 지침이 먼저 보이곤 합니다.
이러한 주제를 담은 작업이 쌓여가며 내면에 자리 잡은 평온함에 대한 열망은 점점 흐려져 갑니다. 내면의 혼란이 작업을 통해 해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잠에서 깨 커튼을 걷고, 세수를 한 다음 좋아하는 색의 옷을 입고 집 밖으로 덜어 나오니 다른 사람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시간이 지난 후 변경된 작업의 방향을 설명해 주는 문장 입니다. 내면에서 자아를 덜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작업의 소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내면에서 외부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ZzzZzz>, 50(H)x30x30cm, 면천에 자수, 아크릴, 램프, 2021.
자전적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남긴 흔적,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것들을 주목하게 되며 저의 작품 세계는 점점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Zzzz> 시리즈 노트 2편.
글 전희주 / 편집 이지호

편집자의 글

전희주 작가는 9월 예정된 ‘갤러리 사이’ 단체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역 역사 안, 조금 특별한 공간에 위치한 갤러리 사이는 “음악과 미술 사이, 사람과 예술 사이에 공간”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아르테 위드와 함께 첫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예술과 예술가의 요람으로 자리 잡아 갈 갤러리 사이와 전희주의 작업을 기대해 주시라.
글 이지호
전희주, ARTIST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