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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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주

계묘년을보내는송구의계절
나는지금어디쯤에있는가?
무심코지나쳤던사람들, 그리고기억속에어렴풋이남아있는그들의모습
그사람들은 이미 내 기억 속에서 희미 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어디선가 그들의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고 있을 것이고, 또 그들이 속한 집단에서 존재감을드러내고 있을것 이며, 어쩌면 자기자신만의 삶을부여잡고 간신히 사는데 여념이 없을 것이다.
나에게 남아있는 그들의 모습은 일상 속에서스쳐지나가며 만들어진 잔상과도 같다. 어디있는지 알수 없지만, 어디서 그들을 봤는지 기억할수 없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나에게 그리고 그누군가에게 지금도 영향을 끼친다. 그런 의미를 화폭에 담고 싶었다.
일생동안 무수히 지나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군중이라는 피사체를 사용했다. 화폭에 담겨 있는군중은 어딘가에서 본 군중의 모습이 아니다.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해 내 한사람씩 그려서 군중의 모습으로 표현한것이다.
군중으로 표현된 사람들의 각각은 따라서 모두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즉 그들 나름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담아내기 위해작품에 표현된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모두 같은 크기로 그려져 있다.
그렇게 각자의 모습으로 군중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내입장에서 보면 기억 속에 있는 존재이다. 그러니 그 사람들의 얼굴이나 생김새가 정확하게 기억 날리가 없다. 그런 기억을 끄집어내서 사람들을그려내기 위해 작품에 표현된 사람들은 모두 크로키 기법으로 먹선으로 그려낸다. 기억나지 않는 얼굴을 애써 그려내지 않는다. 그들의 실루엣만 있을뿐이다.
이런 기본적인 형식에서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을 각각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각자의삶을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마음, 현대인들의 기쁨, 슬픔, 고뇌, 그런우리들의이야기를들려주고싶다.
이번“송구:계묘전” 전시를위해준비한작품은 "어디쯤"이다.
한해를마무리하는시점에나는, 그리고우리는어떤삶을살았는지, 어떤사람들을마추쳐왔는지를돌아보는마음을담아작품을준비했다.
군중이라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는작품의 기본적 표현 기법은 동일하다. 하지만 군중을 다른색상, 그리고 진하기 등으로 변형을 줘서 산으로표현했다. 산이 무엇으로 해석될지는 작품을보는사람의 몫이다. 작품에 크게 실루엣으로 표현된사람은 나자신, 즉 작가이거나 관람자이다. 그사람을보면서느끼는감정역시작품을보는관람자의몫이다.
나는 작품을 통해 나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람들의 존재를 돌아 보고싶다. 지금까지 스쳐지나갔던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그들의 삶을 살고있을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내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본다. 작품을 통해 그 사람들을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간동안 관람자에게 도 그런순간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