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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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인

비가 내리는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로등마다 사람들이 내놓은 쓰레기들로 담이 쌓였다. 비 비린내와 골목길의 쾌쾌한 냄새, 알 수 없는 쓰레기의 시큼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빗소리가 골목길을 가득 채웠다.
잠시 멈춰 선 발밑 물웅덩이에 스티로폼 조각하나, 그건 마치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 같았다. 다시 앞을 봤을 때 선물상자처럼 가득 쌓여있는 스티로폼 박스들과 가로등 불빛 아래엔 빗물에 떠있는 수많은 오리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골목을 더럽힌 그것들이 미웠다.
아니. 골목을 더럽힌 이기적인 인간들이 미웠다.
우린 알고 있다 그것들을 사용하고 아무렇지 않게 버린 우리의 잘못이라는 것을. 인간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스티로폼.
그러나 자연은 얼마큼 더 인간의 편의를 눈감아줘야 할까. 분명히도 이것은 마치 철새와 같이 우리에게 돌고 돌아올 것이다. 자연을 해하는 것은 스티로폼이 아닌 어쩌면 우리의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오리와 같이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스티로폼의 일상적인 모습과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남용하는 우리의 미운 점을 꼬집어 미운 오리 새끼를 캐리티화하였다. 나는 미운오리새끼를 통해 인간이 자연에 가한 횡포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