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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일 오후 2시 00분
도시의 분위기와 공기는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기 마련이지 않은가. 드레스덴의 거리에서는 마주치는 이들의 미소를 자주 볼 수 있다. 그것에 편안함을 느끼는지 이곳에서는 나 스스로를 바라보는 일에 망설임이 덜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역사의 잔재가 남아있어 다소 잿빛을 띠기도 하고, 때로는 과격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외로워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면 문득 한국에서 방랑자 같았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때는 이런 나를 다들 내심 비웃을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있었다. 나를 비웃던 건 나 자신이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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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 aber einsam”, 직역하면 ‘자유롭게 그러나 외로운’ 이라는 뜻을 지녔다. 처음에는 이 문장이 퍽 슬프게 다가왔다. 그러나 외롭다고 슬픈 것만은 아니고, 자유롭다고 해서 기쁜 것만도 아니다. 방랑은 그저 천천히 길을 거닐다 스치는 생각과 감정들이 내 안에 자유롭게 들어왔다 떠나갈 수 있는 태도다. 그 손님들을 맞이하는 주인은 어쩌면 외로워 보인다.
한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내 감정이었기에 그들을 떠나보내는 자유와 외로움이 싫었다. 괴로웠지만 일기를 써가면서까지 간직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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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았을 때 그들은 언젠가 다시 찾아온다는 사실은 내게 중심을 만들어줬다. 내가 그들에게 휘둘릴 필요는 없고 그저 맞이하면 될 일 이라는 것을 안다. 어쩌면 이 깨달음과 동시에 나는 자유를 인식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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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물리적으로 완벽한 레가토를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다. 음들은 매번 등장하고, 제 빛깔을 내고는 떠난다. 그래서 독립적이며 자유롭고 또한 외롭다. 슬플 수 있으나 그렇기에 행복할 수도 있다.
피아노의 이러한 특성에 나와 나의 감정들을 투영하게 된다. 자유롭고, 외롭고 그로 인해 슬플 수도 있으나 행복할 수도 있는 그 특성에 나를 투영하게 된다.
그 시절 그 아픔 모두 아름답게 여길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이 먼 나라, 차갑고도 따뜻한 도시 속에 스며들며 지난 시간의 나를 사랑하고자 한다.
글 이준병 / 편집 이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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