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이/유유(悠悠),캔버스에 유화/72.7 x 90.9cm/2024/가격: 2,400,000
유영하는 미성숙한 인물들의 고백
작품 속 인물들은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결핍과 욕망에 대한 환상을 쫓는 인물들의 초상으로, 자연환경 또는 광활한 환상(幻想)의 공간에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하면서도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현대사회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도 없이 꿈의 프로필만을 지닌 채 자유롭게 뛰노는 원초적인 모습이다. 또 한, 아이와 성인 혹은 여성과 남성의 존재도 아닌 채로, 관객과 마주함으로써 또 다른 차원으로 나아 갈 수 있는 에너지와 몸짓으로 화면을 점유한다.
지금껏 생(生)에서 미제(未濟)로 남은 것들에 대해 돌이켜보면, 당시 완벽하다고 여겼던 것들도 미완성이었으며 스스로의 결정이 아닌 세상과 타인의 영향이 뒤엉겨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토록 원하던 생에 대한 설렘들은, 완성되지 않은 경계를 오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라는 존재로서 세상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미성숙한 존재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결핍이란,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억압’이지만, ‘성장하기 위한 자유’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곳에서 어떤 의미를 찾기 위해 몰입해야 할까, 단순히 삶을 영위하기 위함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면서도 그리움으로 에워싸인 감각들은 꿈틀댄다. 그 기억들은 지나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뒤섞여,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풍경과 닮아있다. 품 안의 감각들은 하나가 되어, 누군가로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비록 완전하진 않지만 오늘이 지나고, 한 해가 지나면, 조금 더 그리워질 기억들을, 미성숙한 인물들을 통해 고백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