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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숙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1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2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3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4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5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김태숙/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4-20-6 / oil on canvas/ 72.7 x 60.6 cm / 2024/ 3,000,000
지나온 내 삶은 늘 우연이 지배해왔다.
시작은 나름 철저한 계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대부분 우연이란 블랙홀로 빠져들게 된다. 처음에 계획된 의도들은 늘 미세하게 헐거워지다가 생각지도 않은 암초에 주저앉기도 하고, 예기치 않은 한줄기 소나기를 만나 멈춰 서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생경한 오솔길로 발길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런 예기치 않은 변화의 여정에서 딱히 빠져나올 이유를 찾지 못하는 나는 늘 이 변화에 수긍하는 편이었다. 왜냐하면 ‘계획’ 또는 ‘의도’라는 일종의 이성적, 논리적 출발이 자질구레하고 사변적인 일 들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했지만, 정작 내 삶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변화의 독립변수가 되지 못해 왔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간직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들, 놓아 주어야 할 것들과 붙잡아야 할 것들을 선별해내는 자리는 늘 ‘우연’이라는 변수가 개입하게 되며, 이렇게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긴장감과 궁금증의 설레임을 나는 온몸으로 체득한다. ‘국화 옆에서’의 작가 미당 서정주가 “내 삶의 8할은 바람”라고 했듯이 나는 내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변곡점들은 늘 이런 ‘우연’들의 개입에 의해서 결정되어왔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레 캔버스에 나이프로 한 올 한 올 찍어 나간다, 한참을 계획대로 찍어 나가다 어느 순간 블랙홀을 만나 갈 곳을 잃고 한참을 허우적댄다. 그러다 준비되지 않은 ‘우연’을 마주하고 생경스럽고 예기치 않은 긴장감으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정해지지 않은 내 안 어디인가 깊은 곳에서 숨어 있다가 스멀스멀 기어나와 혼돈의 소용돌이로 만들어내는 에너지로 캔버스가 채워지며. 나만의 “필연적 우연” 또는 “우연적 필연” 의 세렌티피티와 마주하게 된다. 나는 오늘도 이런 ‘우연’이 주는 세렌티피티를 기다리며 또 다른 출발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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