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희 / Stained, 묻어나다 / 캔버스에 아크릴 / 90.9 X 65.1 / 2024 / 500,000
우리는 감정이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흐르는 물과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강물에 있는 돌, 진흙, 모래, 작은 생명들 그 전부를 지나가며, 때로는 더러워지고 걸러지기도 합니다. 혹은 바람, 지진 등에 물살이 강해지기도 하고 혹은 작아지기도 합니다. 그림의 선이 물과 같을 수도, 우리와 같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사람을 만납니다. 작게는 가족, 친구, 학교, 직장 길거리의 사람까지도 만납니다. 어깨를 부딪쳐 화가 나도, 버스 자리를 양보받아도, 일의 양이 오늘 조금 많아도, 오늘 하루의 따뜻함을 기억할 수도 있고, 다음엔 안 해야겠다고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위 그림은 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굵기, 자국, 농도, 어쩌면 처음 보는 질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선과 맞닿은 부분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그 위를 지나가기도 하고, 알갱이가 중간중간 따라가기도 하고 주름에 색이 파고들기도 합니다.
마치 감정의 영향을 받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