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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김유진 / At Dawn / Oil on canvas / 53.0 x 53.0 / 2024 / 750,000

작가노트

내 그림은 사람의 형상을 재현하려는 붓터치들로 이루어진 평면이다. 나의 붓터치는 사람이 되려는 듯 하다가도 때때로 물감과 붓의 흔적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람의 형상이 되려다가 와해된 화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불쾌한 골짜기'에 당도하게 만든다. 사람을 그리면 붓터치와 물감의 흔적이 오히려 더 잘 보이게 될 때가 있다. 익숙한 사람의 형상이 있어야 할 자리를 손의 흔적들이 대신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그린 화면은 살아있는 것과 살아 있지 않은 것 사이의 중간적인 상태에 놓인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중간적인 상태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한 불멸의 존재를 발견하기도 하고, 죽음의 그림자를 덧입은 인간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진짜'에 더 가까워져 있고 충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