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한마디/ 크라프트지 위 혼합재료/ 55x100/ 2024/
이수진/ 이상과 현실 사이의 욕망/ 크라프트지 위 혼합재료/ 33x42/ 미판매
작가노트
「 우리는 어찌 되었든 함께 이곳에 있게 되었다.
이 공간은 너와 내가 함께 있기에 다소 협소할 수도 있겠다. 서로 자리를 양보받지 못하고 우리들의 본성을 드러내는 순간 보여졌다.
너무도 솔직하지만 가식적이었던 우리는 우리의 끊어질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몰입하였고 진실되지 않지만 진정한 내면을 관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작업은 나의 삶과 그것과 얽힌 모든 관계들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한다.
여기저기 좁디좁은 이 공간에 부대끼며 살다 보니 서로에게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날서 있고 거센 내면을 조금씩 흘려보내니 부끄럽게도 몽땅 발가벗겨져 버린 기분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비슷한 듯 닮아버렸고 이제 어떤 것이든 될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우리의 공통된 모습은 혐오와 불편을 낳으며 불쾌한 공감을 불러 왔다. 공감은 낯설기도, 마주하고 싶지도 않을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서로에 대해서 섣부르지만 정확할 수 있는 판단과 이해가 가능하다.
나의 작업에서 선을 이용한 드로잉은 관계를 가시적으로 묘사하는 기하학적인 선에서 시작되었다. 연결되고 끊어지는 반복은 나의 감각을 쏟아내기 위한 과정인 드로잉 중 즉흥적으로 다가간다. 이것은 순간 느껴지는 감각을 정제하지 않고 담아내어 솔직한 광경을 보여주지만 이차적 과정을 거치며 드로잉을 비롯한 선적인 이미지는 가공되지 않기 위한 가식적인 대상이 되었다. 덮고 칠하고 그어대는 의식적인 반복에 이전의 생경한 경험은 잊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