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5일 오전 11시 00분
전편에 예고했듯, 유학에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미리 준비했다면 좋았을 것들을 정리했다. 생활하는 데 필수적인 계좌, 비자, 독일의 시간개념, 언어, 집, 생활비에 대한 본인의 소감이다. 독일 유학을 염두하고 있거나 준비하는 누군가라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노트에서는 계좌와 비자 그리고 독일의 시간개념을 정리했다.
계좌
한국에서 미리 독일에서 사용할 온라인 계좌를 열고 카드 신청을 해두면 편하다. 유학생 대부분 N26(독일 인터넷 은행)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으로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영상통화로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계좌 개설이 확정되고 실물 카드를 보내준다.
독일에 도착해서 카드신청을 한다면 실물카드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카드나 계좌이체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귀찮아진다. 독일에 나와 있는 지인의 집으로 카드를 받아두고 입국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비자
한국에서 입시 준비를 마치고 독일에서 오디션 여행만 다니는 경우가 아니라 반년에서 일 년 정도 독일에 거주하며 입시를 준비할 예정이라면, 한국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나오는 편이 속 편하다.
독일에 나와 조건에 맞는 비자를 신청해도 되지 않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정신적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100프로에 가깝다.
비자청에서 어떤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융통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한국의 행정 처리를 생각하며 신속함을 기대하면 안 된다.
요구한 서류를 모두 준비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고, 약속 메일을 주지 않는 등 다시 떠올려도 어지러워지는 이슈들이 많았다. 사정사정해도 같은 말만 반복하던 비자청 담당직원의 얼굴이 떠오른다.
본인은 비자 발급에 세 번 거절 당했고 독일에 나온 지 10개월이 지나서야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독일 시간 개념
독일은 시간 개념이 철저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나와 살아보면 알겠지만, 그 말은 거의 틀렸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간에 있어서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분노에 휩싸이는 날이 많았다. 밥 먹듯 발생하는 기차의 취소와 연착에 적응하는 데도 오래 걸렸다.
처음 독일에 와서 집에 인터넷을 설치할 때 설치 기사와 약속을 잡는 것까지 몇 주가 걸렸고 오기로 한 날에는 아침 일곱 시에서 정오 사이에 오겠다는, 한국인으로서는 황당한 약속을 잡았다.
난 아침 여섯 시부터 일어나 기다렸지만, 기사는 오다가 증발했는지 소식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다시 몇 주가 지나서야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이러한 부분들에서 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몇 개월 살다 보면 ‘그래, 이래야 독일이지’ 라는 생각이 들며 곧 초연해진다. 다음 노트에서는 언어, 집, 생활비에 대해 정리하겠다.
글 신예원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