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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집 구하기

2023년 3월 4일 오후 4시 30분
유학에 나와 고를 수 있는 거주 형식은 크게 세 가지다. 학교 또는 사설이 운영하는 기숙사, 원룸, WG라고 불리는 공동 아파트다. 입지와 안전 그리고 금전적으로 가장 메리트가 있는 공간은 기숙사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하다.
WG는 기숙사 다음으로 저렴하다. 적게는 두 명에서 많게는 여덟 명이 함께 생활한다. 주방과 화장실이 공동이다. 가정집같이 생긴 고시원이라고 생각 되었다. 금전적으로는 기숙사와 비슷하다.
원룸은 한국과 같이 어느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지, 옵션이 어떻게 되는지가 가격을 결정짓는 큰 요인이다.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슈트르가르트는 서울로 친다면 서초, 강남, 용산 쯤이 되겠는데 내가 공부한 도시 만하임은 중소도시로 한국으로 치면 춘천 정도 되는 것 같다. 월세가 저렴했다.
나는 기숙사에 살고 싶었지만 다 떨어졌고, WG는 괜히 겁이 났다. 원룸을 구하기로 했다.
독일에서 집을 구할 때는 되도록 부동산(immobilie)를 통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중개료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룸 계약은 직거래(?)를 통했다. SNS에서 집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과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의 다음 세입자(Nachmieter)를 구하는 이들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당시에 페이스북에서 만하임에 새로운 세임자 즉 나흐미터를 구하는 사람들을 찾아 연락을 취했고 세 개의 집을 두고 고를 수 있었다.
이 글에 기재된 월세는 전기료, 난방비 등이 포함된 가격이고, 202년 만하임 기준이다.
후보 1은 시내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넓은 평수인 15평에 주방도 분리된 투룸이었다. 근데 꼭대기층이면서 엘레베이터가 없었다.
후보 2는 시내 안에 위치했고 8평 원룸이었다. 시내이지만 가장자리라 조용했고 바로 옆에 공원도 있었다. 만하임 음대 까지는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위치했다. 월세는 350유로(원화 약 50만원)
후보 3 또한 시내 안에 있었고, 7평이었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 주변에는 마트와 빵집 등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 유학생들이 많이 거주했으며, 풀옵션이었다. 월세는 435유로(원화 약 61만원)
후보 1은 넓고 쾌적했지만 혼자 살기에는 너무 컸다. 넓을 수록 좋을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크면 밤에 조금 무서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엘리베이터도 없어 후보에서 쉽게 지울 수 있었다.
후보 2는 시내라 접근성도 좋고 조용했다. 하지만 옵션이 거의 없는 후보라 또 발품을 팔아야한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바로 옆에 공원이 있는 좋은 자리라 아쉬웠다.
후보 3은 여러모로 제격이었다. 후보 3을 계약했고 석사과정 2년 동안 그 집에 살았다.
2023년 현재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유렵에 전쟁 난민이 많이 들어와 있다. 그로 인해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집 구하기가 어렵고, 전쟁으로 인한 전기료의 폭등으로 월세도 많이 비싸졌다.
글 정원철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