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2일 오전 11시 00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투어의 마지막 연주를 마치고 프라하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노트를 쓰고 있다.
11일 동안 7개의 도시에서 8번의 연주가 모두 끝났다. 투어 기간의 스케줄은 아침에 이동하고 저녁에 연주하고 다음 날 아침 또 다음 도시로 이동하는 강행군이었다.
이번 투어는 내가 여행해 보고 싶었던 도시들의 랜드마크 같은 곳에서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의 연주였다.
라 스칼라에서 정원철과 체코필하모니 호른섹션
세계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라 스칼라 극장은 1778년에 개장한 세계 3대 극장 중 한곳이다. 관객들로 꽉 채워진 7층의 극장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나를 압도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2,800여명이 만드는 박수갈채는 기쁨의 우레와 같아 연주자들을 고양한다.
라 스칼라에서 리허설 중
정신 없이 이동하고 연주하다 보니 투어 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지금 비행기에서 지난 11일을 돌아보니 이 시간은 연주자로 살고싶다는 나의 꿈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믿어주고 함께 연주해준 체코필하모니 호른 섹션에게 감사를 드린다.
글 정원철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