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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필하모니 유럽투어

2023년 4월 3일 오후 4시 00분
빈 중앙역
오늘은 체코가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로 넘어가는 국경 위에서 노트를 쓴다. 체코 필하모닉은 지금 유럽을 돌며 연주 투어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빈에서 연주를 마치고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기차 위에 있다.
이번 투어는 오스트리아의 그라츠와 빈,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이탈리아의 우디네와 밀라노,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까지 총 5개국 7개의 도시를 여행하며 연주한다.
Wiener Konzerthaus
Wiener Sinfonieorchester가 상주하는 Wiener Konzerthaus에서 호른 주자의 꿈을 꾸게 한 말러 교향곡을 연주 했기에 이번 투어는 나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말러 교향곡 6번은 나의 연주 버킷 리스트 중에서도 염원하는 곡 중 하나다. 이 곡은 특징적으로 8명의 호른 주자가 사용되는데 연주 시간은 1시간 30분에 육박하는 대곡이다.
이 곡은 말러가 득녀한 시기에 구현 된 작품으로 그의 일생 중 가장 행복했을 시기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곡의 파이널은 다른 말러 작품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말러 드라마와는 결말이 다르다.
6번의 파이널은 정화와 승리, 고난 끝에 행복이 아닌 구름처럼 드리우는 불행을 묘사한듯 한데 실제로 이 곡이 쓰인지 4년 후 그는 장녀를 죽음에 빼앗기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심장병을 얻는다. 많은 애호가들은 그가 곧 닥쳐올 불행을 예견하여 ‘비극적’이라는 부제를 붙였다고 말하고는 한다.
연주 중 길게 쉬는 마디가 있을 때 나는 조심스럽게 아름다운 Wiener Konzerthaus의 천장을 올려다보고 포디움에 서서 지휘하는 세묜 비치코프를 바라봤다. 내가 체코 필하모니의 소리로 쓰이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고 마음에는 뜨거운 감사가 일었다.
몇편에 걸쳐 유럽 투어 노트를 쓸 예정이다.
글 정원철 / 편집 이지호

편집자의 글

교향악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말러의 작품은 듣는 이로 하여금 그와 같은 낭만을 품게 한다.
특히, 교향곡 6번에서 8명의 호른 주자가 만드는 음악의 물결은 청중을 향해 아름다움의 광장으로 나오라 외치는 듯하다.
언젠가부터 음악에서 호른의 소리를 찾으면 악기를 들어 명징하게 소리 내는 원철의 모습을 떠올린다.
글 이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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