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home
NEXTPROJECT
home
🇨🇿

교향악단 리허설 현장

2023년 1월 29일 오전 11시 20분
첫 리허설 전까지는 합주에서 가장 중요한 첫 템포를 어떻게 지시 할지도 모르고, 지휘자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 가기를 원하는지 알 수도 없다. 그렇기에 단원으로서 어떤 지시가 내려와도 반영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오케스트라 파트를 연습하는 것은 솔로를 준비하는 것 만큼의 집중이 필요한데, 나는 리허설을 준비 할 때 먼저 총보와 함께 음악을 들으면서 내 파트가 어떤 악기와 가장 화합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더 소리를 내야하고 죽여야 할지, 소리를 낼 때에는 내 소리가 뚫고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소리들을 받혀주는 소리여야 하는지 등을 체크한다.그리고 혼자서 사전 리허설을 해본다.
내가 당시에 리허설 하던 곡은 연주 때 지휘할 지휘자가 이전에 지휘한 영상이 있었다.(연주마다 지휘자가 다른 경우가 많다) 그 음원을 틀어놓고 같이 연습해봄으로 지휘자의 템포와 지휘자의 스타일과 그만의 음악적 구색을 미리 파악한다.
이렇게 연습을 해도 매번 첫 리허설은 매번 정신이 없다. 음원에서 들었던 소리와는 생각보다 다른 소리들에 내 소리를 섞어야 하고 지휘자가 손짓으로, 또는 말로 이야기 하는 것들을 적용하며 진행이 되는데, 운동회에서의 2인3각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이 일은 100인 1각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이라는 대곡을 첫 리허설 때 한번도 끊지 않고 런스루(Run Through)로 연주한 것이였다. 한번 곡을 완주한 다음 지휘자는 곡을 디테일하게 점검하며 소리를 정리하였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녹여냈다. 리허설은 단 이틀동안 진행 되지만 단원 모두가 침착하고, 빠르고, 신중하게 리허설에서 지휘자의 연주를 구현하기 위해 몰입 되어있다.
리허설은 나에게 연주를 하기 위한 준비가 아닌 하나의 수업 같다고 생각한다. 지휘자의 음악을 배우고, 합주하며 내 소리를 잘 녹여내는 방법을 배우며 더 나은 호른주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첫 리허설은 늘 긴장되고 떨리는 동시에 굉장히 설렌다.
글 정원철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