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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란

문혜란/우린/acrylic on canvas/우리1002-048-608890/65.1x53.0cm/2024/135만원
문혜란/걸음마_1/ acrylic on canvas/우리1002-048-608890/60.6x40.9cm/2024/108만원
문혜란/클로버/ acrylic on canvas/우리1002-048-608890/27.3x27.3cm/2024/45만원
어른은 누구나 ‘아이’였다. 시간의 흐름으로 어른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지만, 내면에 성숙하지 못한 아이가 여전히 존재한다. 사회적 역할을 맡게 되는 성인일지라도 각자의 결핍과 상처를 치료받고, 이해받고 싶어한다. 또 아이처럼 사랑받고 싶어한다.
나의 작업은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이런 어른, 대중에 대한 연민이자 응원의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다.
캔버스 화면에는 누군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이는 나의 페르소나이며, 나아가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 아이의 눈은 보석같은 무언가를 머금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며 의도하지도 예상치도 못했던 일들을 겪기도 한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인내하며 견디고 나면 값진 무언가를 얻기도 한다. 그것은 보석과도 같은 것이다.
작품 <perfect world>에서 화면을 채우는 풍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팽창한 불안과도 같다. 종종 작품 속에 이 ‘풍선’이 등장한다.
작품 <걸음마_1>,<걸음마_2>는 걷는 사람을 소재로 한 시리즈 작업이다. 이전 해의 작업들도 각자의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을 등장시켰지만,2024년 부터는 전체적인 그림의 색감과 표현방식이 변화되었다.
‘걷는 사람’은 작가 본인이 가장 힘든 시기 등장시킨 소재이다. 이 시기 괴로움을 견뎌내는 방식으로 어두운 저녁 무작정 걸었는데, 잡념을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걷다보니 힘든 상황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고, 걷는 행위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걷는 것이 살아가는 것과 닮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어난 일은 그 자리에 두고, 앞을 보며 다시 발을 굴리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격려 받아 마땅한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매일을 묵묵히 걸어가고, 살아내는 많은 이들에게도 다정한 시선과 연민의 마을을 보내고 싶다.
작품의 화면 속은 대부분 어둑하며,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다. 이는 해가 뜨기 전 깊은 새벽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밝은 날이 오기 전 가장 힘겨운 시간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자리하지만, 화면 속 그들의 눈은 반짝이는 것으로 가득하다. 푸르스름한 공기 속에 홀로 생각이 잠긴 이,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하는 이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걸음마’ 시리즈에서는 보따리 짐을 매달고 가는 아이 앞에 리코더를 불며 앞장서는 아이가 등장한다. 이 둘은 같은 어두운 시간을 걸어가고 있지만,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악기를 연주하며 즐겁게 ’행진‘하며 이 시간을 당당하게 맞서 나간다. 깃발을 든 아이 뒤로 귀여운 풍선 검을 들고 용기있게 나아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어숨 속에서도 이들처럼 즐겁고 당당하게 나아가기를 응원한다.
작품이 그려진 캔버스는 대부분 상처 같은 거친 텍스처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 작업의 시간은 이러한 텍스처를 입히는 행위부터 시작된다. 모델링 페이스트나 하드한 질감의 아크릴 물감을 나이프로 거칠게 여러 겹 발라내고 긁어낸다.
이렇게 만들어낸 텍스쳐는 그 위에 채색할 때 존재감이 더 드러난다. 거친 붓에 물감을 건조한 상태로 만들어 , 문지르듯 진행한다. 그리고 여러번 색을 겹겹이 올려내어 완성해간다.
거친 붓을 캔버스 표면에 문지르면 울퉁불퉁하게 스치는 질감이 꽤나 흥미롭다. 그림 속 인물 위에 상처 처럼 생겨나는 자국들에 만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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