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5일 오후 4시 30분
독일 지휘과의 경우에는 오페라 극장 취업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다. 그러다 보니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자로 쓰이기 위해 갖춰야 하는 것 들을 중심으로 수업이 구성되어 있는데, Korrepetition 과목이 대표적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오페라 코칭법이다.
오페라 코칭 수업을 위해서는 오페라 가수들의 악보를 보고 피아노로 반주하며, 그들이 불러야 하는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노래 부르며 피아노 치는 일이 익숙치 않아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좌뇌와 우뇌로 이미 갈라져 있는 두뇌가 한 번 더 갈라지는 느낌이랄까.
총보 독법, 초견, 발성, 제2외국어, 피아노, 바로크 음악, 합창 등의 과목들은 지휘 전문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예술소양을 함양하는 커리큘럼이라고 생각되고 실제로 그러하다.
절대적으로 공부량이 많다. 하지만 독일까지 나왔는데 학교 과정만 따라가서는 부족하지 않겠나 싶어서 작센 극장의 어시스턴트 지휘자로 근무하여 외부 연주도 할 수 있는 만큼 소화하려고 한다. 학교 안팎에서 이것저것 경험하고 느끼는 만큼 음악에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학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적인 지휘 레슨은 항상 오케스트라를 대동할 수가 없어, 피아노 앞에서 레슨 받을 때가 많다. 피아노를 두고 작은 오케스트라고 하는 것은 그냥 하는 표현이 아닌 팩트다.
아쉬운 점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런 환경이기에 선생님과의 대화가 더 깊어지고 그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다음 노트에는 그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
글 김성진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