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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함의 왕도

2023년 3월 2일 오후 4시 30분
지휘를 공부하며 가장 경계하게 되는 것은 위축이다.
포디움, 지휘자의 단상은 단원과 관객으로부터 냉혹한 평가의 자리로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로부터 오는 부담감이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아직 나는 자주 포디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한양대에서 최희준 선생님께 배울 때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다.
“철저한 준비와 그로 인한 흠 잡을 것 없는 테크닉, 오래 고민한 음악이 갖춰져 있을 때만 온전히 포디움에 설 수 있어. 다른 방법은 없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항상 학생들에게 가르치시던 것은 기본에 대한 것이었다. 온전함을 위한 길에는 왕도란 없는 것이라는.
연주를 위한 총보를 공부할 때에 나의 해석이 성숙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테크닉이 부족하면 어떡하나 포디움에 서 그 많은 연주자들을 설득해 하나의 악기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처럼 왕도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고민하고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는 지휘자가 되는 것이다.
글 김성진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