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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숙

오혜숙/Pilgrim∙Bakja #PB 01. 002/ Oil on canvas/45.5x53cm/2025
오혜숙/Pilgrim∙Bakja #PB 01. 001/ Oil on canvas/45.5x53cm/2025
결을 따라 하나 되는 생명력으로 확장되는 창조세계의 모형을 통해 “행복”을 그립니다. 필그림∙백자(Pilgrim∙Bakja)는 두 개의 흙사발에서 하나의 달항아리 백자로 태어나는 순례라는 삶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행복”입니다. 백자는 모든 창조물이 서로 품고 감싸는 하나 되는 생명력으로 확장하는 창조세계의 모형으로 “존재를 더한다는 것은 하나 됨을 더하는 것(All for one, one for all)”이며 이는 곧 “행복”이라는 대화를 건넵니다.
필그림∙백자는 창조세계의 모형입니다. 달항아리 백자를 만들어내는 태토가 토기장이의 손길을 거쳐 고온에서 단단하게 하나 되는 번조의 과정은 순례라는 삶의 여정에서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수용하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백자는 태토의 물성과 구조적 특성때문에 성형과 번조가 쉽지 않습니다. 백자는 태토가 견고하지 않아서 한 번에 달항아리 형태를 만들면 무너지기 쉽습니다. 때문에 두 개의 반원을 만든 후 건조시켰다가 이 둘을 흙물로 접합하는 성형과 천 도 이상의 고온에서 원자배열을 단단하게 바꾸어내는 번조의 과정을 거쳐 제작됩니다. 본 작품은 백자 원료의 물성과 구조적 연약한 틈을 메우고 백자로 태어나게 하는 생명력의 가치를 “결”이라는 매체에 담고 있습니다.
필그림∙백자는 일차적으로 창조세계를 확장하는데 개입되는 결(성품의 바탕)을 따라 두 개의 흙사발의 결(부족함)이 하나 되는 결(사이/겨를)을 거치고 이차적으로 주변의 물성과 색을 받아들인 이후에야 다채로운 색으로 은은하게 비치는 아름다움을 꽃피웁니다. 결은 “성품의 바탕, 부족함, 사이/겨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결은 관계 형성의 주질료이자 흙에서 백자로 재편하는데 개입하는 매체로서 하나 되는 방향으로 편향하는 창조세계에서의 존재의 재편과 가변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결은 하나 되는 생명력으로 창조세계를 확장하는 가장 강력한 스피릿이며 진화된 매체입니다. 결은 하나 되는 생명력으로 확장해가는 창조세계의 모형을 그리는 저의 작품에 승화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저의 작업은 하나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매체와 존재의 편향성과 공존에 대해 조명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또한 모든 창조물, 즉 사물 또한 유기적인 매체로 바라보는 예술관의 연장선에 있기도 합니다.
필그림∙백자 시리즈에서 결은 구체적으로 작품 속에 달항아리 백자가 품고 있는 진주빛과 같은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색은 백자의 생명력의 가치와 순례자로서의 백자의 캐릭터를 암시합니다. 세계적인 명소, 산티아고 순례길 이정표에서 흔히 발견되는 가리비는 해안에서 발견된 성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고 해서 보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가리비가 품고 감싸서 쌓아올린 진주의 무지개빛, 오리엔트는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합니다. 필그림∙백자가 품는 진주빛 오리엔트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색은 순례라는 삶의 여정에서 또 다른 내면의 나와 화해하고 자신을 비워내는 자기 성찰의 과정을 지나 서로를 품고 감쌀 수 있는 수용의 과정을 통과한 이후 마침내 얻게 되는 하나 되는 생명력에 대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필그림∙백자의 생명력은 결을 따라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은영하는 아름다움을 발화하는 수용의 미학에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순례와 같은 삶의 여정을 응원하는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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