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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노 롱디?

2023년 4월 10일 오전 10시 00분
학부 4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사랑하고 있는 남자친구 있다. 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독일에 나와 있는 현재까지 만나고 있을거로 생각하지 못했기에 다가오는 long-distance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이 사람이 마음에 꼭 들어왔다. 점점 서로의 눈 깊은 곳을 보고 싶어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난 지 1년쯤 되었을 때 유학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꽤 놀란 눈치였지만 “너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기다려볼게!”라고 말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유학을 기다려 보겠다는 그의 예쁜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의심했다기보다는 나에게도 그에게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말이다.
한국을 떠나기까지 6개월가량 남았을 즈음 우리는 사소한 것으로 말다툼하고 있었다. 해결책이 없는 감정의 씨름이었다.
나는 그에게 “우리 함께 할 시간 그렇게 많지 않은데 소중한 우리 시간 이렇게 써버리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나의 유학이 와 닿았는지 “그러게, 정민이 조금 있으면 가네” 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가 울면 따라서 울기에 같이 울었다.
독일에 나온 나는 그에게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 독일 생활에 적응하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솔직히 그는 내 생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홈파티
그가 그것을 느끼지 못했을 리 없었을 것이다. 특히 함께 데이트했던 주말의 시간에 내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고 한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그는 날 포기할 만했다고 생각한다.
그의 이해와 노력이 없었다면 관계의 지속은 없었을 것이다.
주변에서 롱디에 관해 많이 물어본다. 당연히 추천하지 않는다. 쉽지 않고 편하지 않다. 힘이 드는 순간이 많고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능한 대로 만족할 수 있고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못 할일은 아니다.
커플링
나에게 롱디는 동기부여가 된다. 연습하기 싫고 오늘 하루 안주하고 싶을 때면 한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를 생각한다. 한 번이라도 더 피아노를 쳐서 휴학 없이 연장 없이 가능한 한 빨리 학업을 마치고 그와 가까운 곳에 있고 싶기 때문이다.
늘 보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만큼 좋은 뮤즈는 없는 것 같다.
글 이정민 / 편집 이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