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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작가노트

우리는 우리 스스로 실존하고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갈피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인생은 피상적인 인스타그램 피드에 전시되어, 타자에 의해 정의되고, 평가되며, 마모된다. 바야흐로 SNS를 하지 않으면 사람들과 관계 맺기도 어려운 시대다.
나 또한 이 시대상에 동조하여, 타인의 시선을 누구보다 의식하며 살아왔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나를 소홀히 하고 관계에 집중하는 것은 일면 효율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히 단언컨대 바람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우리 스스로 자신의 본질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자연은 단순히 본질에 따르며 살아간다. 단순하기에 빛나는 자연과 같이 맹목적 모방과 자가당착으로부터 탈피한다면 각자 가지고 있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편집에서 알파(α)채널은 그림의 투명도를 뜻하며, 흑백으로 표현된다. 이때 하양은 완전한 불투명, 검정은 완전한 투명으로 인식되며, 모든 사물의 존재 여부는 채도가 아닌 명도에 따라 결정된다. 나는 무채색 작업을 통해 우리 세계의 부수적인 꾸밈(채도)이 아닌, 존재의 본질(명도)에 주목했다. 흑백으로 표현되는 자연의 풍경에서, 우리는 성찰적 삶의 태도를 거듭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