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걸어서 10분_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_72.7x53 (2023) 180만원
두개의 파이프 캔버스에 믹스미디어 53.0x45.5 (2024) 90만원
Bine 작가의 작품 이야기
신림동의 낡은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녹슬어가는 파이프, 오래된 건물, 그 위에 쌓여 있는
시간의 흔적들은 단순한 낡음을 넘어서, 함께 쌓인 감정과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신림동의 고시촌이라는 특성상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원주민들과 섞여 살며 만든 독특한 문화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과거와 현재를 담은 작업입니다.
낡은 벽과 파이프는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동시에, 그 속에서
무언가를 조용히 드러냅니다.
신림동은 저에게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는
붙잡는 감정을 남깁니다. 이 감정들은 이곳의 낡은 것에 표현하려
했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그녀가 누구일지,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기억 속 한 부분일 수도 있고,
추억 속의 누군가일 수도, 아직 마주하지 못한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소녀의 존재는 여러분이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전시의 그림들은 보는 개개인이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작품을 보며 떠오르는 감정이나 생각, 그 순간들이 이 그림들을
완성합니다. 그렇기에, 이 그림들이 각자의 의미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