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석 / 지각 01 (Sense 01) / Acrylic and oil on canvas / 72x91 / 2023 / (미판매)
작가노트
사랑의 질량을 구현하는 작업에 매진 중이다. 사랑의 물성과 질량을 시각화하여 사랑의 부분적 서사를 확대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사전적 의미보다는 개인적인 사유로 드러난 파편들을 물질화하며 사랑의 다른 측면을 환기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지각’ 시리즈는 안정적 사랑을 처음으로 느껴본 그 순간순간의 서사를 비유적으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우주에는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있다고 한다. 수학적으로는 미지수 덩어리인 암흑물질, 암흑에너지는 우주에 각 23%, 72% 정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외의 우리가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은 5% 이하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95%에 해당되는 미지의 영역을 사랑을 포함한 모호한 관계성에 연결시켜 보았다. 암흑 속에서만이 사랑과 관계의 질량, 시간과 같은 흔적들이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력’은 질량이 있는 것끼리 끌어당기는 힘을 정의한다. ‘사랑에도 질량이 있다면?’에서 시작된 이 작업은 은하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사랑의 보이지 않는 단계의 질량을 미시적으로 표현해 본 작업이다. 은하는 은하와 결합해 새로운 은하를 형성하고 그 은하들이 우주의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인간 또한 사랑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고 그것이 사회를 형성하는 모습이 비슷하다 느꼈다. 불안정한 사랑의 시작은 사랑의 문턱을 넘어서며 느꼈던 불안함에서 비롯된 사랑의 상흔을 오롯이 남겼다. 은하와 은하가 결합하기 전 서로에게 투영된 빛은 마치 사랑의 문턱을 넘어서는 연인처럼 불안한 빛을 내뿜고 있다. 그 사람의 과거가 모여 현재의 그가 된다. 그 빛들은 멀리서 보았을 때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웠지만 가까이 갈수록 감당해야 할 아픔으로 느껴졌다.
지각 시리즈의 부분인 지각 (Sense 00~) 은 사랑의 표면적인 측면, 시작을 미시적으로 표현해 본 작업이다.
우주 안에서 태어나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죽음을 맞는다. 은하 속 수명을 다한 별들은 초신성 폭발로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고 잔해를 남기며 사라진다. 별들의 자외선에 의해 뜨겁게 가열된 잔해들은 붉은 형체를(성운) 띄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