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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정은/위장자들Camouflaged Bouquet/Oil on canvas/카카오3333 07 5026334 /73x53/ 2023/ 1,000,000

작가노트

위장하는 사람들의 초상, <Camouflaged Bouquet>
꼬이고 모순된, 정돈되지 않고 널브러지거나 뻗어나가는 잡음의 형태가 인간이 사람됨의 본질이며, 사회에 포용됨을 거부할 수 없다는 자각과 동시에 인간은 사회가 되고,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은 물화 된 풍경이 된다.
수많은 개인들이 하나의 웅덩이를 만들어 사회를 이루는 일은 나무가 생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어느 날은 그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엉망진창으로 꼬여 칼 위를 걷게 내모는 매듭으로 보였다. 이렇게 엉켜서 만들어진 매듭은 숨을 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숨 쉴 틈을 만들어 살게도 하는 그 살아있음이라는 상태가 되어 집요하게 구성된 인간의 핏줄처럼 신체 안에 엉켜있었고, 그렇게 엉켜있는 것들의 총집합으로서 복잡한 형태를 이루고도 그 안에서 생존 전략을 도모한다.
경계를 넘어, 각자가 가진 고유한 언어를 완벽히 이해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시대에 엉켜있는 자들을 위하여. 내던져진 세상을 살아가며 생존을 위해 임의로 구성된 꽃다발같은 존재로 스스로를 위장하는 인간의 초상으로 우리의 경계를 공고하고도 불분명하게 한다.
소리없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