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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훈

한승훈 / 무제 / mixed media on canvas / 90.9x72.7cm / 2023 / 5,000,000
한승훈 / 방황하는 원인 / mixed media on canvas / 116.8x80.3cm / 2023 / 5,000,000
한승훈 / 편집증적 환상 / mixed media on canvas / 116.8x91cm / 2023 / 5,000,000
한승훈 / 무제 / mixed media on canvas / 90.9X72.7cm / 2024 / 2,700,000

작가노트

“세상의 궁극적인 본질은 무엇인가?”
비본래적인 삶은 본질로부터 도피하는 삶이다.
현실만을 진리라 여기며 이상을 꿈꾸지 않는 것은 인간의 필연적 모험에 대립한다.
망상은 때로 탈출이다.
현실같이 느껴지는 꿈에서 깨어날 수 없다면 꿈과 현실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실제가 왜곡되거나 개조되어 다르게 회상되고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실제로 있었던 일로 회상된 적은 없는가
낯익은 것들이 생경하며 친숙하지 못한 모양으로 느껴질 때는?
여기 기억착오를 겪는 경험과 공식처럼 외우는 지식 그리고 부족한 면은 추측과 편견으로 채운 세상이 있다.그 세상은 불안감으로 인한 현실도피성 망상, 인지부조화 등과 서로 만나 그 곳이 진짜임을 확신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예부터 철학자 플라톤부터 사업가 일론 머스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은 우리가 실재라고 받아들이는 세계는 진정한 실재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설파했다.
정말 현실이라 믿고 있는 이 세계가 사실 환상이고 이데아라 불리는 진짜 세계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속 죄수 중 한 사람처럼 동굴 밖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확실하지 않은 기존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관념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대상에 접근해보아야 한다.
이 방식은 작가의 새로운 이데아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작품 속 인물들은 나아가는 방향이 각기 다르다.  스스로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건지 혹은 이데아를 향한 탈출인지 정확하게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 속 공간은 모호하고 경계가 정확하지 않다. 실제로 있을 법한 구조물이나 3d 그리드 공간 혹은 단순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조형 위에 있기도 한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를 의심하고 뜯어낸다. 벗겨진 세계는 보이는 것 외에도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주제는 불편한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성질이다.
진실의 사막에서 사는 것과 무지 속 행복에 사는 건 선택이지만 나는 실재의 그림자 속에 사는 것은 본래적인 삶이 아니라 느낀다.
궁극적인 자유와 궁극적인 실재는 오직 그것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만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지금은 프로그래머인지 신인지 섭리인지 모르는 무엇인가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혹시 모르는 돌발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답이 아닐까 싶다.
나에 대한 나 자신의 답은 설사 그것이 틀렸을 지 몰라도 그 답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이 삶의 방향을 상당량 결정한다. 누군가가 보기에 정신이상자의 망상으로 인한 현실도피일지라도 이것은 플라톤이 이데아를 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본질을 찾는 이가 향하는 끝은 실재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해 궁극적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인간의 필연적 모험이 될 것이다.
소리없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