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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희

정원희/예쁜친구들/장지에 채색/234x91/2023/3,000,000

작가노트

기쁨은 그 순간에 머물러 있을 뿐 그 다음까지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반면에 우울은 그 순간에 머물지 않고 나를 잡고 길게 늘어졌다. 현대사회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웃는 얼굴을 강요하는 듯했고 그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억압적이었다. 울음을 터뜨리면 다시 웃을 때까지 둔탁한 둔기로 나를 찍어 내리는 것 같았다. 둔기에 맞는 것이 무서워서 부정을 애써 부정해왔다. 이 상황과 이 곳에 묶인 사람들과 이 곳에 놓인 나를 탓하고 고심했다. 그랬더니 인지하지 못했던 이 모든 것의 수많고 아득한 문제들이 보였다. 나는 부정적이었던 기억을 바탕으로 그것을 인형에 대입하여 일러스트와 회화 그 중간의 지점에서 작업을 한다. 부정이 던지는 질문의 꼬리를 물다보면 점점 늪에 빠진다는 말은 분명하지만, 부정이 배척당하는 듯한 현대사회에서 나는 더이상 그를 부정하지 않고 그가 하는 말을 듣고 탐구 하고자 작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