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연 /환희 / Mixed media on canvas / 72.7 x 60.6cm / 2023 / 2,000,000
작가노트
플루이더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는 김서연 작가는 물과 기름의 성질을 활용하여 액체 물감을 붓고 쓸어내리는 플루이드 기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우연적인 효과로 이루어지는 이 작업이 작가에게는 도전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이라 크게 매료되었다. 특히 Cell 형상은 생명이 꿈틀거리는 세포처럼 보이기도 하고, 코끼리의 거친 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플루이드 기법으로 나타는 cell 형상은 작가에게 있어 원초적인 생명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에 삶과 영혼이 담겨있을 것이다. 이 cell 표현에서부터 시작한 작가는 본인의 꿈과 이상향을 작품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코끼리를 주제로 작업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읽은 코끼리 특성을 다룬 책을 읽고 난 이후이다. 코끼리는 모계사회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코끼리 무리의 수장은 여자이며, 오랜 경험과 연륜을 통해 얻은 지혜를 모두에게 나누어 주면서 숲의 길을 터주는 따뜻한 리더였다. 마치 어려운 길을 당당히 나아가는 인간 사회의 강인한 여성상을 닮아 있었고 작가는 리더 코끼리를 닮고 싶어 하는 본인을 투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플루이드 기법을 사용하여 코끼리 작품을 그려냈다. 오아시스를 찾아 나미브 사막을 걷는 코끼리처럼, 예술가의 길을 걷는 사람들과 함께 우직하고 당당하게 작가의 길을 가려 하는 열정을 작품에 담았다.
때로는 자화상으로 본인을 그리기도 하고, 아이처럼 신나게 작업에 빠져 행복감을 느끼는 아기 코끼리로 표현되기도 한다. 최근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별이 빛나는 밤 하는 아래에서 무리 지어 함께 낙원으로 향하는 코끼리나 코끼리 친구들을 표현했는데, 이것은 같은 목표를 갖고 작가 생활을 하는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고픈 애틋하면서도 무르익어가는 작가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코끼리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플루이드 기법을 사용해 본인의 꿈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작가는 더없이 행복감을 느꼈고, 예술가의 인생과 꿈을 향한 도전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