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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지

최성지 / 푸르고 말갛게 웃으며 만나자 / 종이에 혼합재료 / 53*45.5 / 2024 /700,000
최성지 / 쏟아지듯 피부에 붙는 습기와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 종이에 혼합재료 / 51.4*36.5 / 2024 / 600,000

작가노트

지난 작업들은 찰나의 순간, 순간으로부터 생성되는 대극적 감정의 연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새로운 작업인 [present]는 앞서 진행해 온 작업에 작가 본인의 현실과 이상적 세계 사이의 경계를 풀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더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나와 함께 태어나고 나와 함께 죽는다.]
누군가는 이 문장을 보고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누구 하나 죽는다고 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가 이 문장을 통해 말하고 싶은 부분은 세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유의미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한글을 떼기도 전에, 모종의 이유로 [지금]을 기록하는 것에 지독히도 의미를 담았다. 나와 내 주변인이 지금 여기에 존재했음, 내가 순간의 감정과 상황 속에 녹아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은 훌쩍 커버린 지금에 와서도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이 기록에 의미를 담는 행위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도 자주 고개를 내밀어 나를 바라본다.
여러 요소가 쌓이고 흘러가는 형상과 심상적 기호를 눌러 담은 작품은 언뜻 보면 의미 없는 드로잉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짧은 산문시를 쓰고, 찰나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과거의 형상을 재조립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자면 작품은 일종의 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작품은_나를 둘러싼 세상에서_내가 기억하고자 하는 순간의 요소를 찾아_그것을 기록함으로써 _찰나가 아닌 주관적 영원을 쌓아가는 것이다.
점이 모여 선, 면이 되고, 찰나가 모여 영원이 되듯, 지금 우리의 생각, 감정, 상황이 모여 앞으로의 우리를 만든다. 작품 앞을 지나치는 단 한 명이라도 지금에 대해 생각하는 짧은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온전한 꼴
최성지 / 푸르고 말갛게 웃으며 만나자 / 종이에 혼합재료 / 53*45.5 / 2024 /7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