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 / Cherry2 / Giclee print on paper / 72x51cm (세로x가로) / 2023 / ed.3 /1,160,000원
김혜민 / Cherry1 / Giclee print on paper / 72x51cm (세로x가로) / 2023 / ed.3 /1,160,000원
작가노트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과일을 접한다.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위해, 누군가는 식사 후 완벽한 마무리로, 또 다른 누군가는 새콤달콤한 간식으로 과일을 찾는다. 하지만 우리는 과일을 단지 식용으로만 여길 뿐, 과일이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은 간과하고 있다.
어린 시절, 나에게 과일은 엄마가 썰어 주는 간식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할아버지 댁의 무화과나무를 봄으로부터 자연 그 자체로서의 무화과 열매는 나에게 매우 신비롭고 아름다운 존재로 다가왔다. 할아버지께서 무화과 나무에 붙어 있던 매미 허물을 떼어 주시며, '무화과'라는 이름은 꽃이 피지 않는 과일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열매 속에 꽃이 자라는 신비한 자연물임을 설명해 주셨을 때, 할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마법 동산의 마법사처럼 보였다.
과일을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 예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 안에 숨겨진 정교한 색채, 형상, 질감 등은 자연의 어떤 모습보다도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과일은 인간처럼 완벽히 동일하게 생긴 열매가 하나도 없으며, 씨앗으로 시작해 열매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인간의 인생에 비유될 만큼 인문학적, 식물학적, 과학적으로도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일상 속 과일에서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과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면, 일상 속에서도 더욱 풍요로운 감성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