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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미라

72.7*60.6 Mixed material

작가노트

우리의 삶을 통해 많은 것들이 지나갔지만 그저 흘러가거나 혹은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그 흔적은 때론 상처가 되어 흉터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그 흉터를 보듬는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20대에 불치병을 앓은 후 불현 듯 삶으로 다가온 것이 cross이다.
신앙적 의미와 함께 나를 단단하게 다져가는 강인한 에너지의 융합개념과
얽혀진 관계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처절함도 들어있다.
과거의 깨어졌던 관계와 회복의 과정을 돌아보며,
여러 인간관계에서 메마르고 소진되는 인생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건강한 관계를 통해 복되고 풍성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라는 소원을 담는다.
캔버스에 한지와 모델링 페이스트로 기본선을 잡고 나이프로 거칠고 깊은 선들을 표현한 후
아크릴 물감을 덧발라 10~15번의 층을 만든다. 마음으로 십자가를 그으며
얽힌 관계들이 풀어지고, 모두가 평안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는다.
입체적이고 깊은 선들들 표현하기 위해 한 가지 색을 채색하고 말린 후 거친 면을
채색하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거친 바탕표면은 관계로 인해 생긴 잠재의식속의 쓴 뿌리와 긁힌 상처를 다듬고 쓰다듬으며
녹여버리듯 마음속 상처들을 새롭게 기경하는 과정이다.
한계에 부딪혀 막막한 삶속에서 희망을 부르짖듯 절규하는 자아의 외침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함속에서 마음으로 긋는 수백 개의 cross와 그 위에 끊어질 듯 이어진
굵은 선들과 희망의 밝은 색들로 관계가 회복되고 강건하게 세상을 이겨낼 에너지를 만든다.
작업하는 그 순간에 머물며 시간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것이 더 많은 순간과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
내 뜻대로 바램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도
나 자신이 깨어지고 낮아지고 부서져서라도
그 모진 고통에도 불구하고
감사함으로 이겨내는 강인함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아름다움과 시간의 흐름을 더 깊이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
겸손의 삶을 배우고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오늘 하루를 숨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주신 귀한 시간에
수십 개의 선을 그으며 여러 가지 색을 입히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모진 애를 쓰시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부디 건강하게~
복되고 풍성한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위로해주시길~
모두가 침체에서 회복되어 영혼의 새 힘을 얻어 역동적으로 살아가시길~...
온전한 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