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현/내리고 날리니 바라보고 다시피고 2023 no 5/ 캔버스에 아크릴/73X53cm/2023/3,000,000원
남학현/내리고 날리니 바라보고 다시피고 2023 no 3/ 캔버스에 아크릴/73X53cm/2023/3,000,000원
작가노트
붓자국- 흐름- 에너지
나는 색과 획 으로 마음속에 새겨지는 대상에 대한 느낌, 인상(印象)을 구성하는 것을 즐긴다. ‘눈으로 인식
하는 형상’과 ‘기억의 형상’ 사이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그림을 추구한다. 인물이나 식물,풍경
은 각각의 법칙과 패턴으로 형성되며, 환경의 흐름속에 공존한다. 화면의 크기와 붓 자국 크기의 비율에 따
라 강조되는 부분이 다르며, 색의 면적 과 조합도 다양한 공간을 생성한다. 명확한 이미지보다 유기적인 붓
자국의 흐름과 흔적 강조함으로 마치 관객이 그리는 상상을 즐기게 하고자 한다. 붓질 간의 유기적인 관계
를 만들어 내는 순간적인 판단과 실천의 과정이며, 이 과정으로 터득한 조화와 균형의 감각으로 대상에 대
한 감성을 전달하는 일종의 수행과도 같다. 하나의 획이 지나가면, 그에 상응하는 또 하나의 획이 각자의 역
할을 부여받아 등장한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인력과 척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저마다의 색을 입은 필촉
은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면서 화면 속에 강약의 리듬을 만들어 나간다. 어떠한 형상이 가지고 있는 에
너지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흐름은 중요한 모티브이다.
흐름을 구체화 하는 과정의 흔적인 붓자국을 독립적으로 표현하고자 오랜기간 집착하였다. 많은 시행착
오를 거듭한후 2009년부터 그림층과 투명미디엄층의 건조와 칠하기 과정을 반복하는 프로세스를 진행
해왔다. 붓자국은 어떠한 형상을 구체화 하는 노력과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또한 상상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원초적인 시각적 즐거움이다. 클리어겔미디움 도포를 위해 대부분의 작업은 눕혀 그린다. 많
은양의 미디엄, 긴 건조시간이 필요한 이 방법은 사진상으로는 느끼기 힘든 독립적이고 시원한 붓자국들
을 보여준다. 파편과 같은 붓질들은 화면안에서 어울리는 색과 흐름을 만들기 위한 사고의 과정이기에
빠짐없이 기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