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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연

황도연/여흔수집/장지에 채색/116.8x91.0/2023/1,300,000
황도연/푸른 기억/장지에 채색/116.8x91.0/2023/1,300,000

작가노트

시간이 지나며 쌓이는 각자의 기억이 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흐려지고 옅어진다.
조각 나 있는 기억의 파편이나 감각에 집중해 본다.
기억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떤 순간을 맞이할 때 또다시 감각에 대한 기억은 또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쳐 지나가지만, 기억되는 감각은 나에게 낮과 밤의 색, 빛과 서서히 드리우는 어둠, 울창하던 숲과 잎이 다 떨어지는 순간 시야 사이로 들어오는 작은 것들, 어디로 굴러가는지 모르는 돌, 어두운 밤 폭죽의 빛, 손으로 가르던 옅은 물살. 바람 같은 것이다.
나를 둘러싼 상황 속에 흘러가고 남은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존재한다. 그 순간마다 기억에 새겨진 선, 잔상, 남겨진 흔적에 집중하고 수집한다.
모아둔 순간을 되새기며 화면에 다시 한번 현재로부터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고자 한다.
만들지만 만들지 않아야 남는 색은 서로 중첩되고 화면 속 어디에 스며들지 예상하지 못한 채로 흘러가다 스며들고 사라지거나 말라버린다.
이런 흔적을 화면에 기록하는 작업은 우연의 효과에서 비롯된다.
물과 물감의 비율에 변화를 주며 각기 다른 번짐을 만든다.
그렇게 또다시 느껴질 감각에 대한 기억의 어떤 순간을 화면에 남긴다.
이런 과정 속 ‘어디로 사라지고 있을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