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가
home
NEXTPROJECT
home

윤서연

서연 / 이-불-밖 이-불-안 (온정) / 판넬 위 아크릴 및 건식 재료 / 53.0 x 40.9 cm / 2024 / 600,000원
서연 / 이-불-밖 이-불-안 (욕망) / 판넬 위 아크릴 및 건식 재료 / 53.0 x 45.5 cm / 2024 / 600,000원
서연 / 이-불-밖 이-불-안 (인내) / 판넬 위 아크릴 및 건식 재료 / 53.0 x 45.5 cm / 2024 / 600,000원

작가노트

저는 현실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물질적으로 시각화하여 보여줍니다. 여기서 생명력은 움직임과 그로 인해 남겨진 흔적입니다. 어쩌면 움직임이 너무 작아 멈춰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생명체는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미약한 움직임에도 흔적이 남게 됩니다. 저는 이 당연하지만, 숭고한 생명력을 이미지화하고자 탐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흔적을 찾은 첫 소재는 저의 침대였습니다. 침대에서 오로지 혼자만이 남긴 온기, 이불의 구겨짐, 숨소리는 제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이-불안에서> 작품 시리즈에서는 저의 침대와 흔적으로 이러한 시간을 표현했습니다. 2021년 ≪ASYAAF≫, ≪FAC 2021 전업 작가전≫, ≪By seeing beyond~≫ 단체전에서 이 시리즈를 보여주었습니다. 전시회 작업을 통해 저만의 기억이 모두의 기억을 담을 수 있는 예술적 표현이 되고, 관객들의 기억과 상호작용을 하여 수많은 다양한 경험으로 확산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22년에는 그 흔적을 드로잉으로 탐구하고 발전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시간은 저에게 흔적 안에 느꼈던 생명력의 움직임을 탐구하는 기간이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이때 탐구했던 움직임과 흔적을 캔버스 위에 표현했습니다. <점점 흔적> 작품 시리즈는 2년간의 흔적 탐구를 담고 있습니다. ≪무작위전≫ 단체전과 ≪작은 움직임의 서곡≫ 개인전에서 이 시리즈를 전시하여 발전된 표현을 선보였습니다. 현재 <이-불안에서>와 <점점 흔적>에서 탐구한 조형 요소들을 하나의 화면 안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관객은 일상 물건인 이불 위에 그려진 작은 움직임 사이에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이질감으로 작은 움직임이 주변에 영향을 주며 흔적을 남기는 환상과 같은 현실적인 경험을 주기 위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사회 속 작은 존재인 인간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인지, 자신 그 자체인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남들과의 비교가 일상이 된 사회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형성하기는 힘듭니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쓰지만, 이것은 스스로 알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사회가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몸부림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쓸모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진정한 자아는 연기처럼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대단해 보이던 사회도 우리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도구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나아간다면 사회는 바뀔 것입니다. 우리의 움직임이 작고 눈에 띄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멈출지라도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원인과 조건이 되며 다음 움직임의 발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누군가의 결과이자, 누군가의 원인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 생명력의 시각화와 작은 움직임에 대한 탐구:
저는 작은 움직임과 그로 인한 흔적을 미술로 시각화하고자 합니다. 생명체가 멈춰있는 것처럼 작은 움직임은 항상 있으며 그 흔적 역시 남게 됩니다. 식물 다큐멘터리를 보면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 마치 춤추듯 자라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식물의 느린 생장에도 흙의 들쳐짐이나 껍질과 같은 흔적이 남겨집니다. 식물이 펼치는 춤(움직임)과 그로 인한 흔적은 미묘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저는 이 감동을 평면 위에 물질성으로 보여줍니다.
○ 사회적 메시지 전달과 개인과 사회의 관계 탐구:
작은 생명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은 움직임들은 사회라는 큰 단위를 이루고 있지만, 그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움직임은 더 큰 단위를 유지하기 위한 쓸모로만 판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작업은 ‘작은 단위의 가치는, 나아가 사람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의문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사람이기에 존재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혼자 있을 때 그 가치는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사회 안에 있고, 개인은 주변과의 관계를 통해서 가치가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쓸모를 다한 사람은 어떻게 가치를 증명할까? 쓸모가 있으면 사람은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을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