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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박선주/Circulating emotions#10/Oil on Canvas/72.7×72.7cm/2023/1,500,000
박선주/Circulating emotions#16/Oil on Canvas/72.7×72.7cm/2024/1,500,000
박선주/Circulating emotions#14/Oil on Canvas/60.6×60.6cm/2023/1,200,000
박선주/Circulating emotions#15/Oil on Canvas/60.6×60.6cm/2023/1,200,000

작가노트

HUE ; 休
나는 실내공간이 사람들에게 주는 다양한 감정이나 느낌에 관심을 갖고 이를 표현한다. 하루를 보내는 시간 동안 의도하지 않아도 언제나 어떤 공간 속에 놓여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무심코 마주하는 일상적인 공간이 나에게 안식처가 되고 안정감을 주는 회복의 공간임을 경험하면서 그것은 나 자신만의 세상을 읽는 키워드가 되었다. 집과 공간에 대한 철학자들의 메시지는 다양하지만,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자인 ‘마르틴 하이데거’는 공간이 인간의 존재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공간은 삶이 펼쳐지는 장이면서 동시에 그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의 삶과 분위기 등의 경험적 요소를 포함한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색채어를 활용하여 대상을 묘사한다. 색채대비를 통해 안과 밖의 공간을 뚜렷하게 나눔으로써 공간적 배경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적인 공간 묘사와 대비되는 비현실적인 색 표현과 각각의 작품에 그 중심이 되는 지배적 색채는 각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나 느낌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작품 안에 서사를 입힌다.
내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창문은 공간을 구성하는 것에 있어서 안과 밖의 경계를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같은 장소이지만 시간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기도 하는 감정을 무의식의 세계까지도 지배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 창문을 통해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그저 응시(凝視)하는 것이기보다는 자기를 투사하는 행위이다. 또한 개인적 경험으로 기억되는 인상적인 풍경과 분위기의 기억을 소환하여, 친근한 공간인 듯하지만 때로는 낯설기도 한 양면적 감정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특정 장소를 찍은 사진에 기반하고는 있지만 나의 주제는 실제 장소라기보다는 사진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각적 정보와 재현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