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Desert/ Acrylic on canvas/ 91x72.7cm/ 2023/ 2,000,000
작가노트
작업은 실존하는 공간을 넘어 각자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감각들이 머무르는 내면의 방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공간에 대한 이미지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작품안에는 실제 존재하는 장소나 물건들과 대비되는 추상적이고 불규칙적인 패턴과 심벌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배경과 오브제들은 실재하지 않는 새로운 조합들로 재구성되며 마치 우리의 뇌가 망각하고, 다른 기억들을 환기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러한 재구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인지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나아가 자신의 내면을 환기하고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가길 바란다.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허상과 실재 이미지의 불분명한 경계는 완전하지 않은 인간의 내면을 표현했다.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상의 일상의 레이어를 가져와서 필요한 요소들을 보이게 활성화 혹은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하나의 온전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결국 모든 감정들은 연결되어 같은 공간 안에, 즉 나의 내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물들이나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 변수를 만듦으로써 타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내면의 상태를 기록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