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다혜 / 다섯 개의 진/ 캔버스에 아크릴/ 116.8 x 91/ 2024/ 2,500,000.
작가노트
하찮은 찌끄레기 같은 덩어리에 기억의 조각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 하찮은 것은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기 이전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던 찌끄레기에서 출발한다. 이제 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마치 신이 된 것처럼) 캐릭터가 앞으로 주어질 선택권에 따라 움직이는 사건을 화면에 담는다.
나는 신이다. 나의 창조물에 이름을 붙이고 생명력과 신비한 힘을 불어넣는다. 맨 처음으로 아무도 모르는 무지의 땅에 이 창조물을 세운다. 우리 모두가 태어난 이 땅과는 다르다. 이 곳은 내 머릿속 어딘가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세계이다. 이곳에는 나자신을 비롯하여 나와 맞부딪히는 모든 것과의 정의가 차단된 곳이다. 이곳에서 창조물은 내가 부여한 생명력과 신비한 힘을 가지고 본능에 따라 생존하려 한다. 그런 다음 이 창조물이 보여주는 기이하고 엉망진창 아름다운 화면으로 우리의 내면의 무언가를 끄집어 내보인다.
<다섯 개의 진>
모든 생명체는 다섯 개의 진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 진은 나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모든 것과의 균형을 이루게 해준다. 다섯 개의 진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여선 안되고 조화롭게 공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누스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이 힘은 존재성이 불분명한 영역까지 다다를 수 있다. 수많은 외부의 충돌에 지친 누스는 생명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이 힘을 사용해 누스는 자신의 다섯 개의 진이 있는 영역을 드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