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원 / 나는 얕고도 깊지만 / 판넬에 닥종이 / 72 x 60 / 2023 / 800,000
유지원 / 비로소 시야가 트인다 / 판넬에 닥종이 / 72 x 60 / 2023 / 800,000
작가노트
나는 거제도라는 섬에서 울산으로 대학을 진학했다.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혼자 살게 되면서 익숙했던 것들이 그리워지며 가족이 생각나는 때가 잦아졌던 것 같다.
사람들을 알아가는 일 년 동안 주로 나를 향하는 말은 언제나 바다였다.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거제도의 관광지를 말하며 그곳에 가보았다고 했다.
그렇게 나에게 바다는 집과 같은 상징적 의미가 되어버린 것 같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 바다가 보이면 집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고, 고향이라며 이야기할 때면 바다는 늘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니.
나를 닮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나의 그리움을 모두 담아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에 나의 호흡, 체취와 체온이 스며들도록 손의 행위와 동작을 가해 종이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다.
그런 때가 있다. 혼자 있는 것이 벅차 올 때 가.
이 작품들은 그럴 때 만들어진 형상화된 나의 그리움들이다.
내 작품을 바라보는 그들 모두가 이 하얀 파도에 자신만의 바다가 입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