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원 / 항해 /O il on canvas / 333317282888카뱅 / 65.1x65.1(cm) / 2023 / 2,500,000
작가노트
난항이라 생각할지라도
내게 그런 때가 있었다. 캄캄한 새벽 밤바다에 내가 몰고 가고 있는 배 한 척이 나아가야 하는데 노를 젓지도 못해 바다 한가운데 표류해 있는 그런 때.
사방이 다 막혀서 그 어떤 곳으로도 나아가지 못해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오는 그런 때.
뚫고 나아가야 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알면서도 나아가지 못해 지쳐서 그 자리에 멈춰있던 때.
그때 당신이 내게 말했다.
"너는 난항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너는 잘 가고 있다." 너무 지쳐서 더 이상 나아갈 바를 알지 못했던 그때에,
가장 내 마음이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당신은 그것조차도 어둠이 아니었다며 그 어둠조차 빛이었다고 내게 말했다.
캄캄한 어두운 밤바다를 목적지 없이 내가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지라도, 노를 젓지도 못한 채 바다 한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 같을지라도,
나는 그 역시도 잘 나아가고 있고, 노 젓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멈춰있어도 나는 나아가는 중이다.
반드시 어둠이 내게 찾아올 것 같고, 기대와 소망보다는 두려움이 나를 더 강하게 누를 때가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지나온 길이 혹여나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을지 후회가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지금 비록 내가 난항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언젠가 뒤돌아 봤을 때, 나는 아주 잘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런 때를 보내는 순간들이 있다면 현실에 지쳐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부디 날마다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기를 ..
만일 흑암이 나를 덮고 나를 두른 빛이 밤이 되리라고 할지라도 우리의 어둠도 밤도 대낮처럼 밝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날마다 나아가자. 우리의 항해가 난항이라 생각할지라도 뒤돌아봤을 때 우리는 순항이었을 것이다.
계속해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