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린

유해린/ 흐름1/ 62.5 x 92cm, mixed media on paper, 2023 / 1,000,000

유해린/흐름2/ 62.5 x 92cm, mixed media on paper, 2023 / 1,000,000

작가노트

행동이 먼저일까 의미가 먼저일까, 행동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 행위에 어떤 의미가 따라오는 것인가 아니면작가의 사고방식에 따라 작가의 행위가 따라오는것일까

내 작업의 형식은 우연한 계기로 나에게 찾아왔다, 흑연을 섞은 물그릇을 종이 위로 쏟았고 나는 종이 위에서입자가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다 손으로 휘휘 저어보았다 입자들은 모이거나 흩어졌다, 종이라는 공간 위에서 내가 하는 행위와 물 흑연 작업실의 습도가 물을 말려가며 어떤 형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이 형식을살려서 대상을 그려보면 어떨까? 이 형식을 살려 작업을 하려고 보니 나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대상을 손으로어루만지며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손으로 어루만지며 그리다 보면 대상이 근사하게 그려보고자 하는 욕망은 옅어지고 그 대상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마음을 따라 또 다른 대상이 종이 위에 그려진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예술가일까 늘 자문해도 답은 여전히 얻어지지 않지만 나를 둘러싼 환경과 타자들이 없다면 나는 존재할 수 없음은 확연히 느낀다, 종이 물 흑연 우연한 사고 그 관계 안에서 나의 작업을 발견했듯 나도 끊임없이 내가 놓여진 관계 안에서 나를 발견해 가며 예술을 해 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