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혜, 그 길을 따라, 50ⅹ72.7cm, 2023, 1,400,000
유지혜, 인연, 50ⅹ72.7cm, 2023, 1,400,000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깊이 고찰하며 동시대 사람들의 어울림 속에서도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나의 작업에는 밝은 파스텔톤의 공간감 있는 몽환적인 배경에 길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보라 색 얼룩말 한 마리가 등장한다. 인생이란 쉬울 때도 있고 어렵기도 한 삶이다. 즐겁고 행복 하다가도 혼란스럽고 두렵기도 한, 그 시간을 보낸다. 복잡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SNS로 아무리 떨어져 있더라도 1초면 쉽고 가 볍게 소통하고 만날 수 있다. 여러 사람과 어우러져 살아가지만, 외로움과 고독감이 성난 파도 처럼 덮쳐올 때가 있다. 그림에서 등장하는 ‘길’은 우리의 삶, 인생을 비유한다. 그 길은 쉼이 있기도 하고, 도약의 기 회가 되기도 하며, 불안에 맞서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길을 걸으며 느끼는 여러 가지의 감정 들과 나의 내면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길 위에 서 있는 한 마리의 ‘얼룩말’은 나와, 동시대 사람들을 나타낸다. 얼룩말은 가족 집 단으로 큰 무리를 지어 사는 사회적 동물이며 몸에 있는 흑백 줄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이런 특징으로 얼룩말은 사람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실제의 얼룩 말 색이 아닌 보라색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몽환적인 배경과의 어울림이다. 이 뿐 아니라 고독, 불안, 죽음 등의 부정적인 의미와 신비로움, 화려함, 치유, 초자아 등의 대립 하는 양면성의 감정이나 혼재하는 심리를 가장 드러낼 수 있는 색이라 생각했다. 주로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작업하는데 유화의 깊이감이나 수채화의 맑음의 장점을 함께 표 현할 수 있는 매체가 아크릴이라고 생각한다. 젯소와 아크릴을 섞어 스펀지나 걸레로 여러 번 문질러서 여러 겹의 색깔 층을 쌓아 공간감이 있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배경을 만든다. 이로써 그곳에 서 있는 얼룩말의 감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일관성을 갖는다. 사람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을 주로 표현하지만, 밝은 색채로 대비를 준다.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깊이 고찰하며 동시대 사람들의 어울림 속에서도 느끼는 외로움과 고 독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 작업을 통해 얼룩말의 감정에 이입되어 감상자 자신 의 내면을 발견하고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