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회 / 남아있는 것들 / Ink, quartz powder and traditional ingredients on linen/ 65 X 65cm / 2023 / 200,000
작가노트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옛 미술 바니타스 정물화에서의 수 많은 정물 도상들은 유한한 삶의 덧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나의 삶 속에서 마주친 정물들은 멀리서 온 안부 인사와 같다고 느껴진다.
떠나간 사람에게 건네는 돌려받지 못하는 인사와 안부편지를 상상한다. 일상 속에서 보인 버려진 정물들이 낯선 느낌이 들 때, 떠나간 이에게 보냈던 인사 속 돌려받은 답장을 느낀다. 지금 내게 보이는 버려진 수많은 정물의 조각들이 돌려받은 안부 인사의 답장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이뤄지지 않을 기도이자 착각인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낯선 조각들은 죽음으로부터 남아있는 나에게 위로가 된다.
길가에 놓인 낯선 물건들이 떠나간 이에게 전해온 안부 인사들의 답장이 되길 원한다.
물건들 사이 좁은 틈새로 또다시 작은 안부 인사를 건네며 돌아올 인사들을 기다리며 붓으로 인사들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