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와 평온과 쾌락/ watercolor on paper/ 국민 479002-01-303108/ 52x77cm/ 1,300,000
그리는 주체인 나 자신과 그림을 바라볼 누군가가 이 정물화를 통해, 사치와 쾌락이라는 외부적 즐거움과 평온이라는 내면적 안정감을 동시에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된 수채화이다.
첼로와 올리브 나무 화분, 찻잔과 책이라는 평범한 일상적 사물들을 한 자리에 배치해, 응시를 통해 사치스러운 순간을 누리고 싶었다. 여기의 사물들 하나하나가 원래 가진 기능에서 벗어나, 그 존재 자체로 평온과 쾌락의 기분을 전달하길 바란다.
첼로의 깊고 풍부한 음색과 연주할 때의 안는 자세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가장 좋은 악기인 듯하다. 올리브나무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하는데 그림 속 올리브나무 화분은 사치스럽기보다는 자연과의 조화를 바라며 넣어보았다. 책과 찻잔은 지적인 활동이 주는 사색의 즐거움과 내면의 평온을 전달하고자 했다.
정물의 배경에 사용된 진노랑은 에너지와 낙관적 기분을 전달하기 바라며 선택하였는데, 사치와 쾌락이 단순한 편안함에서 그치지 않고, 미묘한 긴장감과 에너지 넘치는 활력까지 포함하길 바랐다.
사치라는 단어는 본질적으로 화려함과 넘침을 나타내지만 평온은 그 반대되는 정적인 상태기에, 우리 삶의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은 멀리 있지 않고 늘 서로를 바짝 뒤따라 등장하는 이 아이러니를 받아들일 때에만 우리가 사치와 평온과 쾌락을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