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진 / Mind Canyon #7 / Acrylic on Canvas / 90.9cm x 65.1cm / 2024 / 미판매
민유진 / Mind Canyon #8 / Acrylic on Canvas / 53.0cm x 45.5cm / 2024 / 미판매
민유진 / Mind Canyon #8 / Acrylic on Canvas / 53.0cm x 45.5cm / 2024 / 미판매
끝없는 불안에 떨며 인위적인 평화를 열망하는 사람.
나의 작업과 불안은 깊은 관계를 가진다. 불안이 작업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Mind Canyon>의 주제가 불안이기도 하다. 안정을 갈망하며 인위적인 평화로움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나의 모습이 작업에 그대로 드러난다. 내면의 불안을 주제로 하지만 동적이기보다는 정적이고, 어둡기보다는 밝은 색채이다. 전반적으로 정적인 인상을 추구하는 이유는 내 안의 불안이 역겹고 괴로운 존재일지언정, 내가 추구하는 상태는 언제나 평화이기 때문이며, 높은 채도와 명도를 선택한 이유는 불안은 그 자체로 에너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림 속 협곡을 연상케 하는 형태는 나의 생각이자 불안이다. 그 둘은 억지로 떼어낼 수 없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자라나고, 거대해지고, 층을 이루며 쌓인다. 무겁고 괴롭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실 이것들은 매우 유연하고 공허하기도 하다. 내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어 다채로운 형태를 띤다. 또한, 내 것이기에 내가 다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면 내 시야를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나, 불안에 압도되어 버린다면 그 크기는 나조차도 짐작할 수 없어진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눈과 입을 가진 덩어리는 연쇄하는 생각들에게서 한 발짝 멀어져, 눈을 감고 입을 다문 채, 마음이 가라앉길 바라는 나의 소망이자 태도이다.
나는 내 안의 불안과 평화를 열망하는 마음을 그리며,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남과 나에게 다정한 태도를 취하는 법, 불안을 다루는 법, 할 일을 해내듯 삶을 그저 살아내는 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