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창과 창
나의 작품은 특정 매개체를 통해 인간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2022년에 진행한 시리즈 ‘창과 창’의 경우 창문을 통해 발견한 인간의 모순됨과 재개발 문제에 대해 다뤘다.
이때, ‘창(窓)’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 풍경을 보여주는 것 등의 일차적인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또 다른 의미인 ‘창(槍)’ 뚫고, 찌르는데 쓰는 무기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작품 속 창은 사회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이 누군가 에겐 찌르는 ‘창(窓)’이 되어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속 창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다양한 관점과 시점들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풍경을 가두고, 소유하려고 만들어낸 사각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창을 소재로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내 고등학교 때 경험과 관련이 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학교 건물을 두고 앞에는 재개발 지역이, 뒤에는 개발된 지역이 있는 곳 이였다. 이 풍경은 나에게 동전의 앞 뒷면과 같이 모순적으로 다가왔고, 사회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작품 속 풍경은 내가 인식한 사회를 나타낸다. 주거환경 문제, 무차별한 개발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들과 오염된 환경 등 이것이 내가 창문을 통해 느낀 사회다. 이렇게 나는 인간 욕망과 사회의 모순적인 특성을 캔버스 위에 재현되어 열 수 없게 되어버린 창을 통해 드러낸다.
현재는 창을 통해 발견한 인간에 대한 의문과 특징을 생성형 AI를 통해 직접적으로 발견하고, 인간중심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AI를 선택, 재조합해 회화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가장 전통적인 회화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