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몸의 선을 가지고 있다. 키가 크거나, 몸이 얇거나, 탄탄하거나 혹은 그 반대이던, 각자의 몸은 다르다. 몸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시선, 공간, 의미에 따라 내 그림을 통해 몸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 감정, 느낌을 주관적으로 선사한다.
발레를 하는 나는 몸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고, 망설이지 않는다. 연습실의 거울에 비친 내 몸을 스스로 보며 선을 만들어 내고, 춤을 나타내고, 완벽한 언어로 만들기 위해 몸을 끊임없이 관찰한다. 감상자의 시선에서 내 몸을 바라본다. 관객석에서 어느 각도에서 어떻게 비춰질지,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이야기와 분위기에 맞추어서 관객을 압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무대에 오르기 전에 연습할 때거울의나로부터독립하기위해 거울속의내몸에의지하고,인식하지않으려 한다. 거울 속의 나를 관객에게 같은 시선으로 감상하게 하기 위해 내 시야를 차단하며 몸의 흐름과 분위기를 느낀다. 내가 가진 분위기를 나타내는 이상적인 모습을 한 선을 연출하여 보여준다.
나의 이상적인 몸을 이전과 다른 선으로 그리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한 단순한 출발이지만, 인체를 그린다는 사실과 그 계획은 무엇보다 나를 설레게 한다.
인체는 말랐지만 단단한 몸에 대한 나의 집착이 작품에 담겨있다. 근육이 두드러져야 하며, 적절한 살집이 올바른 위치에 있어야 하는 동시에 육감적인 매끈한 살집의 이어짐이 아닌, 뼈대와 약간의 근육을 감싸는 가죽이 존재하는 굴곡진 부드러움이 보이는 섹슈얼하며 매혹적인 인체를 그린다. 순수하게 주목되는 시선과 관심을 사랑했던 나는 인체만이 낼 수 있는 매력적이고, 야성적인 묘한 분위기를 감상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대입한 주관적인 감상을 느끼게 하여 이 해석과 선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한다.
화면의 몸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동시에 연약하다. 이들의 현실에서 불완전하고, 야수적인 힘은 내 작품에서 비로소 안정적인 힘이 된다.
작품에서 몸을 보여주며 일상적인 인체가 아닌 비밀스러운, 숨겨진 개인적인 몸을마주한다. 일반적인 시점에서 인체를 바라보지만, 평범하지 않은 자세와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압도감에 혼란스러움이 생긴다. 개인의 지각과 그림의 인체가 소통하며 작품은 안정적이고, 완전한 힘을 가지게 된다.
그림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그림과 감상자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감성을 느끼고, 감정을 가지고 단지 미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원초적인 것을 추구한다. 가장 야성적인 인간의 1차원적 욕구.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나에게 감상자로 하여금 감정을 느끼게 하는 행위는 대리 행위를 위한 나의 욕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