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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이지민 / 베일 / 캔버스에 혼합재료 / 72.7 x 90.9 / 2024 / 1,500,000
이지민 / 똑똑 / 캔버스에 유화 / 53.0 x 72.7 / 2024 / 1,000,000
이지민 / 톡톡 / 캔버스에 유화 / 53.0 x 72.7 / 2024 / 1,000,000

작가노트

내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나를 만든다.
‘공간’은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이다. 공간과 사람은 상호작용한다. 사람은 어떤 공간을 채우며 살아왔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존재가 되며, 공간은 사람에 의해 채워졌을 때 그 의미를 얻는다. “사람이 사는 곳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 분위기가 결국 그 공간의 주인의 취향과 성향을 반영하기 때문에 공간은 누군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나의 작업은 ‘공간’을 분해하고 조립하며 나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세상에 꺼내 놓는다.
나의 작업에서는 ‘분해’와 ‘조합’이 반복된다. 이것은 공간으로 ‘나’를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나’는 한 명이지만, 실재하는 나는 여러 명이다. 나도 그 숫자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 누구와 함께 있는가에 따라 나는 또 다른 내가 된다. 따라서 나를 나타내는 공간 역시 하나로 완전하게 표현할 수 없다. 내가 구성하는 공간은 전체 공간 중 일부만 선택되어 복잡하게 분해되고, 그 요소들이 서로 재조합되며 완전하게 보이는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그러나 그 공간은 실제로 하나의 공간은 아닌 것이다. 결국 나 역시 이곳저곳에서 영향을 받고, 그것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자아이기 때문이다.
그림 속 공간은 모두 뒤섞이고 뭉개져 있다. 너무도 친숙한 소재들을 정리되지 않은, 어지러운 이미지로 제시함으로써 공간의 각도와 그곳을 바라보는 시선을 비틀고자 한다. 나는 감상자들이 이곳을 낯설게 느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공간 속에 자신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림 속 공간이 어디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면서 그들은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지나온 공간을 통해 이곳을 추측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다시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자신이 누구인지 떠올리는 행위와 같다고 생각한다.
중용사유